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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8.10.24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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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 마라톤은 진짜 미친 짓이다?
<화제의 인물> 하프 한번, 풀코스 한번 그리고 100km 도전 완주
 
신은숙
▲  마라톤 초년생 신은숙과 동반주한 강창규씨    ©

봄빛이 포근히 떠도는 어느 날,
창을 열고 바깥 공기를 들이 마신다.
살랑살랑 봄의 바람이 다채로운 색깔을 만들어내며 흘러 들어온다.
촉촉하게 젖어있는 그 무엇..
두근두근 설레는 무엇..
기쁘고 수줍은 눈빛을 갖게 해줄 무엇이 더욱 간절해진다
가슴에서 꿈틀대고 있는 정체 모를 이 떨림은 무엇일까..
아마도 접수 마감 하루를 앞둔 울트라 마라톤이 내 마음을 흔들고 있는 것일 게다.
마라톤이래야 하프 1번, 풀 1번 뛴 것이 전부인 상태에서 이런 생각(울트라마라톤 뛸 생각)을 갖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일까,,,
몇 번을 거듭 되 뇌이지만 역시나 무모한 짓이 틀림 없다.
그러나 자꾸만 용솟음치며 걷잡을 수 없이 요동치는 흔들림에 못 이겨
청남대 울트라 마라톤대회를 신청하고 만다.
뭇 사람들이 "미친 거 아니냐?"고 한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그러던가,,, 딱 나를 두고 하는 말인 거 같다.
이제, 중년에 접어든 나.
그저 그런 삶보다는 단 하루를 살더라도 진정으로 내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며 살고 싶다.
그래서 결정을 했고 후회는 없다. 오히려 가벼운 설레임이 온 몸을 휘 감는다.
그새 시간은 흘러 대회 10일 전이다.
첫 풀인 서울국제마라톤을 완주한 지 이제 열흘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몸은 풀린 상태니 대회 전에 훈련을 준비해야 되는데,,,
마침 주위에 도움을 주시는 분의 힘을 입어 40키로 훈련을 해 본다.
힘들다. 이래 가지고 어떻게 100키로를 뛴단 말인가?
며칠 간격을 두고 60키로에 돌입하지만 43키로에서 접고 만다.
늦은 밤 시간에야 훈련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다음날 출근도 문제고,,,
새벽녘은 너무 춥고, 아무도 없는 주로가 무섭기도 하고,,,
 
▲   100km 골인지점에 도착한 신은숙,  강창규, 진규식 ©
동호회(의정부달리마) 회원님께서 대회 날 동반 주를 해주신다고 한다.
너무나 감사한 일이다.
후회하겠지만 모든 걸 혼자 감내 할 요량으로 신청한 만큼 그 분의 호의를 거절한다.
[대회 전날]
짧지 않은 여정인 만큼 준비가 철저해야 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우왕좌왕하고 머리만 아파온다.
물론 함께 대회에 출전 하실 분들께서 조언을 주셨지만 막상 부피와 무게를 적게 해야만 하는 부분이 손놀림을 느리게 한다.
그럭저럭 짐을 꾸리고 나서지만 주부가 1박 2일 동안 집을 비우려니 이것저것 걸리는 게 많다.
밥도 해 놓고 아이들과 남편에게 몇 가지 당부도 한다.
벌써 시간이 꽤 지났으니 잠도 청해야 하는데 이젠 설레임 보다는 두려움이 앞선다.
[대회 날]
막상 집을 나서려 하려니까 아직은 엄마 손이 많이 필요한 초등학교4, 6학년인 애들이 눈에 밟힌다.
엄마의 힘든 여정을 알아 차렸는지“엄마 화이팅”하며 외치며 달려드는 아이들이 더없이 사랑스럽다.
우리들이 해야 할 일들을 잘 해 놓고, 응원하고 있을 테니 잘 다녀오란다.
애들이야 말로 내 가슴에 기쁨을 샘솟게 하는 원천인 듯하다.
차창 밖의 봄꽃들도 무사완주를 기원 하는지 활짝 웃으며 반기니, 전쟁터로 떠나는 마음이 한결 가볍다.
대회에 함께 참가 하시는 좋은 분들이 옆에 계시니 또한 즐겁기도 하다.
드디어 출발신호가 울린다.
날씨까지 을씨년스럽고 몸이 무겁다 아마 긴장 했을 탓이리라.
이 대회에 여덟 번째 참가하시는 클럽 부회장님께서 동반주를 해 주신다고 한다.
처음 도전하는 것이고, 고저는 심하고, 어쩌면 여자이기 때문에 그에 따른 위험성을 염려 하셨으리라.
20키로 정도 까지 오니까 무겁던 몸이 좀 풀리는 듯하다.
부회장님께서 내 페이스에 맞추어서 이끌어 주시니까 무리는 없다.
선수들끼리의 간격이 점점 떨어지고 서서히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다.
긴 코스여서 그런지 이정표가 별로 없다.
만약 나 혼자였으면 어찌 되었을까?
갑자기 안도감이 밀려오면서 함께 해주시는 부회장님이 고맙기만 하다.
10키로 씩만 보면서 달리라고 하신다. 정말로 100키로를 목표로 삼으면 너무 힘든 여정일 듯 싶다.
[30키로 지점]
신경성인지 배에서 자꾸만 신호가 온다. 참아보기로 한다 민망하기도 하구,,,
말하지 않아도 숨소리까지 파악하시면서 내 페이스대로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게 이끌어 주시는
부회장님은 역시 선수다. 울트라 선수.
간식(떡)이 준비 되어 있는 곳이라 기대하고 왔건만 물만 남아있다. 아휴 이를 어째?
무거울까봐 먹을 것을 많이 담지 않아 큰일이다. 생각 했던 것 보다 칼로리 소모가 많음을 느낀다.
낭패다.
[40키로 지점]
먼저 출발한 두 분 회원께서 앉아 계신다. 여의치 않은 표정이다.
[47키로 지점]
역시나 한 분은 몸 상태가 안 좋은 관계로 뛰지 못 하신단다. 안타깝지만 포기도 용기라 하였던가?
마침 슈퍼가 있다. 쌈지 돈이 필요할 줄이야,,, 준비를 못했다. 끄응,,,
젖지 않게 비닐에 담은 돈을 우아하게 꺼내시는 부회장님. 완전 짱이다.
신세만 지는 거 같아 죄송한 마음이다.
[55키로 지점]
아무리 달려도 그 자리인 것만 같다. 최고로 힘든 상태다.
체크 포인트 지점에 가기에는 시간이 촉박하다.
나는 마음만 앞서 서두르지만 옆에 계신 든든한 보디가드님은 신중하기만 하다.
보디가드님 왈‘축지법’이란 걸 쓰신단다.(인코스 아웃코스를 방향에 맞추어 조정하는 것)
현명하신 처사다. 속으로 감탄 하면서 열심히 따라간다.
62.5키로 고지가 보이기 시작한다.
살짝 떨려온다. 오버하지 않으면서도 시간 안에 당도 한다.
[62.5키로 지점]
드디어 도착.
제한시간 내에 체크 포인트 완료.‘하이 파이브’기쁘다. 그리고 몹시 배고프다.
밥이 있다. 너무 반갑다. 맛있다,,,
여기서 잠깐^^
체크 포인트 까지 부상 없이 올 수 있었던 비법을 공개한다.
그것은 보디가드님(부회장님)표 작전인오르락모드, 내리막 모드, 평지 모드다.
오르락 모드는 언덕 올라갈 때의 자세로, 상체는 약간 굽히고 다리는 조금 더 올린 자세로 팔을 더 흔들어 주는 것이고,
내리막 모드는 언덕 내려갈 때의 자세로, 상체는 약간 뒤로 제치고 다리는 살짝 앞으로 구부리며 발뒤꿈치가 먼저 땅에 닿게 하는 것이고
평지 모드는 보통 마라톤 하는 자세다.
한 번도 빼먹지 않으시고 고저에 따라오르막모드, 내리막모드, 평지모드를 외쳐 주신다.
잊었다가도 아차 하면서 사부님의 말씀을 잘 따르는 제자가 된다.^^
간간히 스트레칭도 잊지 않으신다. 꼼꼼하시다.
[85키로 지점]
두 번 째 체크 포인트 제한 시간 안에 완료.
내 페이스에 맞추시다 보니 사부님께서 탈이 났나 보다. 무릎이 아프시단다. 큰일이다.
간식 지점인지라 어묵으로 허기를 달래본다.
사부님은(부회장님) 무릎 통증으로 우리 까지 행여 늦어질까봐 먼저 출발 하신단다.
잠시 후에 나도 출발하지만 처음부터 제일로 걱정되었던 공원묘지를 지날 차례다.
가로등이 있지만 불이 꺼져있다. 양 옆으로 빼곡이 묘지가 있다. 더군다나 무슨 소리까지 들려온다.
등골이 오싹 해진다 무섭다. 정말 무섭다.
달리고 또 달리니 사부님이 기다리고 계신다. 휴, 안심이다.
갈림길에서 혹여 길을 헷갈릴까봐 기다리셨단다. 자상하시기도 하다. 역시나 준비된 러너다.
[90키로 지점]
이제부턴 걸어가도 제한시간 안에 들어 갈 수 있단다. 한시름 놓고 마음의 여유를 가져본다.
남은 먹을거리도 다 해 치우고 신선한 아침 공기와 향긋한 꽃내음에 취해본다.
좋다. 말할 수 없이 좋다.
 
▲  의정부 달리마 마라톤 클럽   ©

드디어 골인 점.
함께 손을 잡고 레드카펫을 통과 한다. 기쁘다. 말 할 수 없이 기쁘다.
그리고 감사드린다.
100키로를 제한시간 내에 부상이 전혀 없이 완주할 수 있었던 것은 이 분들이 계셨기에 가능 했으리라 생각한다.
마라톤에 입문해서 지금까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용기를 끊임없이 불어 넣어 주신 박준성님,
울트라주 처음부터 끝까지 편안하고 안전하게 먹을거리 챙겨주시면서 동반주 해주신 강창규 부회장님,
걸어 다니는 백과사전을 연상케 할 만큼 상식이 풍부하시고 마라톤도 과학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도움 말씀을 해주신 송봉연님,
가벼워서 달고 달리기에 편한 헤드 렌턴을 선뜻 건네주시면서 힘을 복돋어 주신 김응태님,
편안한 차로 가고오고 이동을 용이하게 도와주시고 앞질러 가실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같이 뛰신 진규식님,
손도 까닥하기 싫을 정도로 제일 힘든 지점에서 식사 하는데 도움 주신 김명환님,
의정부 최고의 마라톤 동호회인 의정부달리마클럽의 전은수 회장님과 전화나 문자 메시지로 힘을 불어 넣어주신
홍인자님, 김경숙님, 유재선님, 김상태님, 박용학님, 양모현님,
그리고 그 외 의정부달리마 모든 회원님들께 진심어린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안타깝게도 불의의 사고로 투병중이신 이재식님의 쾌유를 빕니다.
"울트라 마라톤은 미친 짓이다?"
부상도 많고 스피드도 떨어지고 등등 많은 분들이 이렇게 생각하고 말씀하시는 걸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도전해 보았다.
"울트라 마라톤은 미친 짓이다?"
아니다.
적어도 지금은 이렇게 말할 수 있다. 혹여 부상을 입더라도 스피드가 좀 떨어지더라도
긴 여정을 견디면서 느끼는 환희는 그보다 더한 기쁨과 인생의 참맛을 알게 해 준다.
내 삶의 위로가 되고 쉼표가 되어 주는 마라톤!
건강하고 즐겁게 한 번 미쳐 보겠습니다!^^;
청남대 울트라 마라톤을 완주하고 나서..
 
2010. 4. 14
의정부달리마 마라톤클럽 야생화


원본 기사 보기:안중근청년아카데미
기사입력: 2010/05/04 [15:33]  최종편집: ⓒ 마라톤타임즈
 
달근이 10/05/07 [13:18] 수정 삭제  
  수고하셨습니다. 인간승리네요.
중용 10/05/07 [13:19] 수정 삭제  
  인생은 마라톤과 같은것.. 과정은 고되고 힘들지라도 고통을 이겨내면 그 기쁨은 배가
되지요.. 가슴에 다른기쁨하나를 더가지고 사는 그대는 진정한 챔피언 입니다..^^*
이경우 10/05/08 [14:53] 수정 삭제  
  고생 많으셨습니다.^^ 첫하프,첫풀, 완주후 울트라 100km도전 성공. 부상없이 무사 완주하신님 왕 축하 드립니다.
종찬이 10/05/08 [19:38] 수정 삭제  
  많은 고생을 하셨내요............. 화이팅!!!!!!!!!!
스피드 10/05/10 [12:08] 수정 삭제  
  고생 많으셨습니다.감동 있게 읽었네요. 즐달하세요.........
김학수 10/06/06 [14:10] 수정 삭제  
  대단하시구요 멋지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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